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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상위권 팀들의 빌드업 전술 비교

by 세계얄리 2025. 3. 31.

EPL 상위권 팀들의 빌드업 전술 비교

 

2024-25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는 전술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아스널 등 상위권을 유지하는 팀들은 모두 전술적으로 완성도 높은 빌드업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지만, 그 방식은 서로 매우 다르다. 같은 승점을 두고 경쟁하는 팀이라 하더라도, 경기를 전개하는 방식과 템포, 선수 역할 배분은 전혀 다르게 설정되어 있다.

이번 글에서는 EPL 상위 3팀의 빌드업 전술을 비교 분석하며, 각 팀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왜 이러한 스타일을 선택했는지까지 다루어 본다. 또한, 각 팀의 빌드업이 실제 경기력과 어떤 상관관계를 보이는지도 살펴본다.

빌드업이란 무엇인가?

빌드업은 단순히 수비수들 간의 공 돌리기가 아니다. 후방에서부터 공격 전개를 조직적으로 준비하는 움직임을 의미하며, 팀 전체의 전술적 이해도와 연결성이 시험받는 핵심 과정이다. 특히 압박 강도가 높은 리그일수록 빌드업이 갖는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빌드업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하나는 점유형 빌드업, 즉 차분하게 패스를 이어가며 수적 우위를 만들어 나아가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전환형 빌드업으로 빠른 템포의 롱패스를 통해 상대 압박을 뚫고 빠르게 공격 전개를 노리는 방식이다. EPL 상위권 팀들은 이 두 가지를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혼합하여 최적화하고 있다.

EPL 상위권 3팀의 빌드업 비교

포메이션 빌드업 핵심 구조 특징
맨시티 3-2-4-1 센터백 3명 + 로드리·루이스 2DMF 인버티드 풀백, 압도적 점유율, 높은 라인 유지
리버풀 4-3-3 반 다이크–알렉산더 아놀드–맥 알리스터 롱패스 기반 전환, 템포 빠름, 폭 넓은 전개
아스널 4-3-3 살리바–파르티–외데고르 전형적 점유 빌드업 + 세밀한 3선 연결

맨시티: 조직화된 탈압박과 정밀함의 결정체

펩 과르디올라의 축구는 늘 조직적이다. 맨시티는 3-2-4-1 형태를 기반으로, 후방에서부터 볼 점유를 유지하면서도 상대 압박을 자연스럽게 벗어나는 구조를 갖고 있다. 로드리와 존 스톤스, 리코 루이스 등은 빌드업 시 중원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전체적인 흐름을 조율한다.

맨시티의 특징은 '예측 불가능한 패턴'에 있다. 풀백이 중앙으로 좁히고, 윙어는 최대한 폭넓게 퍼지며 상대 수비를 분산시킨다. 이런 방식은 단순히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수비 라인을 깨뜨리기 위한 설계된 움직임이다.

무엇보다도 맨시티의 빌드업은 '정밀함'이 강점이다. 짧은 패스를 3~5번만 주고받으면 어느새 상대 진영 페널티 박스 근처에 도달한다. 템포는 느리지만, 결과는 빠르다. 그렇기에 상대팀은 수비 라인을 높게 가져가기도, 낮게 가져가기도 애매한 상황에 빠진다.

리버풀: 빠른 템포와 롱패스를 이용한 직선적 전개

위르겐 클롭은 리버풀을 고전적인 독일식 압박 축구의 현대화된 형태로 바꾸었다. 그의 축구 철학은 ‘공을 잃자마자 가장 빠르게 되찾고, 바로 공격으로 전환하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한다.

리버풀의 빌드업은 전통적인 점유형 빌드업과는 거리가 있다. 반 다이크와 아놀드는 긴 패스를 통해 전방으로 공을 보낸다. 여기에 맥 알리스터가 내려와 1차 탈압박을 돕고, 사비 슬라이나 루이스 디아스가 측면을 넓게 활용해 공격 속도를 극대화한다.

클롭의 방식은 ‘공간을 빠르게 점유하라’는 논리를 바탕으로 한다. 점유율이 낮아도, 슈팅으로 연결되는 빈도가 높다는 것은 리버풀이 추구하는 빌드업 방식이 얼마나 효율적인지를 보여준다. 다만, 중원 압박이 강한 팀을 만날 경우 수비 전환이 늦고, 중간 단계에서 공을 자주 잃는 단점도 있다.

아스널: 정석적인 점유형 축구의 완성도

아르테타는 펩의 수제자답게 점유형 축구의 철학을 아스널에 완전히 이식했다. 살리바–파르티–외데고르의 삼각형을 축으로 하는 아스널의 빌드업은 매우 체계적이며, 측면과 중앙을 균형 있게 사용한다.

좌우 풀백인 진첸코와 화이트는 상황에 따라 중앙으로 좁히거나 측면에서 전진하며 빌드업을 보조한다. 윙어 마르티넬리와 사카는 하프스페이스를 적극 활용하며, 외데고르는 3선에서 공을 받아 2선 침투를 돕는다.

아스널의 빌드업은 느리지만 안정적이며, 공격으로 이어지는 확률이 높다. 특히 약팀을 상대할 때 이 점유 기반 빌드업은 매우 강력하지만, 수비적으로 나오는 팀을 상대로는 박스 안에서의 해결 능력이 떨어져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데이터로 본 팀별 전개 스타일

경기당 점유율 평균 슈팅 수 빌드업 성공률
맨시티 65.2% 15.4 88%
리버풀 56.3% 17.8 76%
아스널 62.1% 14.2 84%

결론: 빌드업에 정답은 없다

맨시티, 리버풀, 아스널의 빌드업 전술은 모두 정답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들의 색깔을 얼마나 완성도 있게 구현하느냐’다. 펩은 조직력과 예측 불가성을, 클롭은 속도와 압박을, 아르테타는 정석과 안정성을 추구한다.

축구에서 빌드업은 단지 시작 단계가 아니라, 철학을 담는 가장 선명한 전술이다. 그리고 그 빌드업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경기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