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빌드업, 여전히 10년 전 전술을 쓰고 있다?
A매치 경기 후 반복되는 이야기 중 하나가 있다.
“빌드업이 안 된다”
“볼은 돌리는데 전진이 없다”
“상대가 압박하면 무너진다”
2025년 현재, 한국 축구의 빌드업 전술은 과연 시대의 흐름에 맞춰 진화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표면적으로는 개선된 듯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10년 전과 다르지 않다.
이번 글에서는 한국 대표팀과 K리그의 빌드업 방식,
그리고 유럽 상위 리그와의 차이를 비교 분석하면서,
왜 한국 축구가 여전히 **'볼 돌리기만 하는 전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지 짚어본다.
빌드업이란 무엇인가?
빌드업(build-up)은 수비 지역에서부터 공격을 조직적으로 전개해
상대 진영으로 진입하는 일련의 전술 구조를 의미한다.
1단계 | 골키퍼–센터백–수비형 미드필더 간 짧은 패스 연결 |
2단계 | 미드필더가 전진하며 하프라인 전개 |
3단계 | 측면 또는 중앙을 통한 공격 루트 전환 |
핵심 포인트 | 전진 패스, 탈압박, 공간 활용, 오프더볼 움직임 조화 필요 |
즉, 단순히 수비 지역에서 볼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공간을 만들고, 상대를 흔들며, 효율적으로 전방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빌드업의 본질이다.
한국 대표팀의 빌드업 방식 분석
기본 구조 | 4-2-3-1, 수비 2명 + 미드필더 2명으로 시작 |
전진 방식 | 주로 좌우 풀백 활용 → 측면으로 볼 전개 |
탈압박 구조 부족 | 압박 당하면 롱볼 선택 → 중원에서 패스 루트 단절 발생 |
템포 조절 없음 | 모든 상황을 비슷한 속도로 전개 → 상대 수비에 예측 쉬움 |
연결 실패 요인 | 김민재의 패스 능력 의존도 높음, 중원 조합이 전진 성향 약함 |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는 황인범-박용우 조합이 중심인데,
둘 다 탈압박 능력은 있지만 전방을 향한 직선적 패스는 부족하다.
또한 풀백이 오버래핑보다 백패스를 선호하는 경향도 공격 전개 속도를 저하시킨다.
K리그의 빌드업은 어떤가?
템포 | 전체적으로 느린 편, 전방 압박 약해 빌드업 환경은 좋음 |
빌드업 루트 | CB–DMF 간의 반복 패스 + 측면 전개 위주 |
공간 활용 | 중앙 활용 적음, 하프스페이스 움직임 거의 없음 |
전환 속도 | 역습 시에도 전진보다는 안전 우선 → 공격 템포 둔화 |
빌드업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상대를 무너뜨릴 패턴이나 탈압박 동선 설계가 부족하다.
이는 대표팀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유럽 상위 리그와의 차이점
탈압박 구조 | 풀백–중앙–하프스페이스–포워드까지 연속 연결 | 풀백 또는 롱패스로 압박 회피, 중원 단절 |
미드필더 역할 | 빌드업의 핵심 축, 전방 패스 시도 적극적 | 연결자 역할에만 그침, 수동적 전개 |
공간 활용 | 하프스페이스 적극 활용 | 중앙–측면 외 루트 거의 없음 |
패스 타이밍 | 1~2초 내 빠른 전개, 선수 간 간격 유지 | 느린 템포, 간격 벌어짐, 볼 소유만 유지 |
세트 전술 | 전진 패스와 컷백 연계, 슈팅 루트 유도 | 크로스 일변도, 위치 교체 부족 |
팬들의 피로감: “빌드업은 하는데, 왜 찬스는 없냐?”
- “볼 점유율은 높은데 슈팅은 없다”
- “돌리고 또 돌리다가 크로스, 그리고 실패”
- “상대 수비가 내려앉으면 그냥 끝이다”
실제로 한국은 점유율 60% 이상의 경기에서조차 유효슈팅이 적은 경우가 많다.
이는 단순한 결정력 부족이 아니라, 빌드업 자체가 효과적인 공격으로 연결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개선 방안: 전진 중심 빌드업과 전술 실험
3선-2선 연결 강화 | 중원의 위치 선정과 패스 타이밍 훈련 강화 |
하프스페이스 전술 도입 | 이강인, 황희찬 등 움직임이 자유로운 자원 활용 → 공간 열기 |
포메이션 유연성 | 4-3-3, 3-4-2-1 등 다양한 형태 실험 → 빌드업 구조에 맞는 전개 확보 |
롱볼 의존도 축소 | 압박 시에도 짧은 패스로 탈압박 유도 → 기본기 + 판단력 조합 강화 |
템포 변속 조절 | 상황에 맞는 속도 조절 → 수비를 흔들고 공간을 만드는 유연한 전개 필요 |
결론: 전진 없는 빌드업은 무의미하다
빌드업은 전술의 기본이지만, 목적 없이 볼을 돌리는 것은 진짜 빌드업이 아니다.
한국 축구는 여전히 **'돌리기만 하고 찌르지 못하는 구조'**에 머물러 있다.
이강인, 손흥민, 황희찬처럼 공간을 읽고 활용할 수 있는 선수들이 있음에도
그들을 살릴 구조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점유율은 의미 없는 숫자일 뿐이다.
이제는 빌드업의 외형이 아니라 방향성을 고민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