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없는 토트넘, 전술은 어떻게 변화했나
2023–24 시즌 후반기, 토트넘 홋스퍼는 에이스 손흥민의 부상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맞이했다. 단순한 부상이 아닌 팀 전술 전반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는 리스크였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공격 포인트 외에도 팀 전반의 전술 흐름을 만들어내는 핵심 선수였다. 특히 케인 이적 이후 공격 전개의 중심이 손흥민으로 넘어온 만큼, 그의 부재는 곧 토트넘의 공격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손흥민의 전술 내 역할: 단순한 윙어가 아니다
손흥민은 좌측 윙어로 출전하되, 실제로는 세컨 스트라이커, 스트라이커, 쉐도우 스트라이커 역할을 모두 소화했다. 그의 오프 더 볼 움직임, 속도, 마무리 능력, 전방 압박 가담까지 포함하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추구하는 '역동적인 빌드업 → 빠른 전환'의 핵심 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손흥민은 하프스페이스로의 침투를 통해 상대 수비 라인을 깨뜨리는 데 능했고, 이는 단순한 돌파 이상의 전술적 시그널이었다. 좌측에서 시작하되 중앙을 침투하며 9번과 10번 롤을 동시에 수행하는 그 특유의 전술적 유연성이, 경기 내 흐름과 리듬을 조율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손흥민 부상 이후, 바뀐 포스테코글루의 선택
감독 포스테코글루는 손흥민 없이도 동일한 전술을 유지하려 했지만, 몇 경기 후 방향을 일부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좌측 공격이 약화되면서 팀 전체 밸런스가 무너졌고, 역습 루트는 줄었으며, 전개 속도도 떨어졌다. 손흥민 부재로 인해 좌우 밸런스가 깨졌을 뿐만 아니라, 전진 패스를 받을 수 있는 ‘심리적 신뢰’가 있는 선수가 사라지면서 마디슨의 패스 선택 폭도 줄어들었다.
또한 상대 수비진은 손흥민의 부재를 빠르게 감지하고, 히샬리송이나 쿨루셉스키 측으로의 수비 압박을 조정하면서 더욱 수월하게 전개를 차단했다. 이는 토트넘의 전체 공격 루트가 쉽게 읽히는 구조로 변해버렸다는 방증이다.
전술 수치로 본 손흥민 부재의 영향
항목 | 손흥민 출전 시 | 손흥민 부상 이후 |
---|---|---|
포메이션 유동성 | 4-2-3-1 ↔ 4-3-3 | 고정형 4-2-3-1 |
좌측 공격 비중 | 38% | 21% |
경기당 역습 시도 | 7.2회 | 4.5회 |
경기당 평균 득점 | 1.9골 | 1.1골 |
박스 내 터치 수 | 21.5회 | 14.3회 |
전방 압박 성공률 | 31% | 22% |
유효 슈팅률 | 47% | 31% |
이처럼 수치는 분명하게 경기력 저하를 반영한다. 단순히 골이 줄었다는 문제가 아니라, 전술 전반의 역동성이 사라졌다는 의미다. 좌측에서 전개되는 속도감 있는 공격의 부재는 쿨루셉스키와 페리시치 등 좌우 교대 자원의 한계도 노출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대체 자원의 한계: 히샬리송·쿨루셉스키·마디슨의 변화
선수 | 기용 포지션 | 한계 |
---|---|---|
히샬리송 | 중앙 스트라이커 | 결정력 부족, 연계 부진 |
쿨루셉스키 | 좌측 윙어 | 속도 부족, 크로스 의존 |
마디슨 | 중앙 플레이메이커 | 고립 빈도 증가 |
히샬리송은 전방에서의 움직임은 활발하나 마무리에서의 실수가 잦고, 쿨루셉스키는 측면에서 단조로운 움직임을 보이며 돌파보다는 패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마디슨 역시 수비 압박을 벗겨내지 못하고, 상대 밀집 수비에 고립되는 경향을 자주 드러냈다. 결국 이 세 명 모두 손흥민이 수행하던 전방 압박-침투-피니시의 삼박자를 대체하진 못했다.
일부 경기에서는 히샬리송이 좌측으로 이동하고, 쿨루셉스키가 중앙에서 쉐도우 스트라이커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지만, 이러한 전술 실험은 지속성을 가지지 못하고 다시 원점으로 회귀하는 흐름을 보였다.
포스테코글루의 과제와 향후 방향
이 상황은 토트넘에게 위기이자 기회다. 손흥민 의존에서 벗어나려면 새로운 공격 패턴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손흥민 복귀 이후에도 시스템 중심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선수 조합을 테스트하는 것이 필수다. 젊은 자원들의 출전 기회를 늘려 장기적 관점에서 뎁스를 확보하는 전략도 함께 병행돼야 한다.
단기 전략
- 쿨루셉스키와 히샬리송 간 유동적인 포지션 스위칭
- 마디슨 중심의 박스 투 박스 전개
- 세트피스 및 장거리 슈팅 강화
중장기 전략
- 손흥민의 역할을 분산할 수 있는 멀티 자원 발굴
- 좌측 백업 윙어 육성 및 유스 시스템 내 활용
- 하프스페이스 침투 대안을 마련한 새로운 전술 루트 개발
결론: 손흥민은 단순한 에이스가 아닌 시스템이었다
손흥민은 단순한 골게터 이상의 존재다. 그는 토트넘의 전체 전술 리듬, 전환 속도, 압박 구조, 공간 창출까지 영향을 미치는 핵심 축이다. 그의 부상은 토트넘이 단지 선수 하나를 잃은 것이 아니라, 시스템의 중심축을 잃은 것과 같다.
이 위기를 단순히 버티기로 넘길 것이 아니라, 플랜B를 현실화할 기회로 삼는다면 토트넘은 더 강해질 수 있다. 그리고 손흥민이 돌아왔을 때, 그와 함께 전술적으로 더 유연하고 예측 불가능한 팀으로 진화하는 것이 진정한 해답이 될 것이다.